경매·공매 · 2026-08-11

한 건물에서 경매 72건이 한꺼번에 나왔습니다. 그리고 한 건도 안 팔렸습니다

경매 물건이 늘었다는 기사를 보면 보통 이렇게 상상합니다. 대출을 못 버틴 집주인들이 여기저기서 하나씩 넘어가고 있겠거니. 그런데 실제 매각결과를 열어 보면 다른 장면이 섞여 있습니다. 한 건물이 통째로, 수십 호실이 같은 날 같은 법정에 올라옵니다. 7월 중순 이후 25일치 경매 결과를 전건 세어 보니 이런 물건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습니다. 집합건물 경매 다섯 건 중 한 건이 그렇습니다.

이 글에 나오는 네 동네
1 · 부산 서구 충무동1가 · 오피스텔과 상가 72호실이 한 사건으로 나와 전부 유찰
2 ·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· 59호실 한꺼번에, 역시 전부 유찰
3 · 서울 강서구 화곡동 · 오피스텔 53호실 중 34건 낙찰, 다만 감정가의 절반
4 ·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동 · 45호실 중 44건 낙찰, 이 글에서 가장 잘 소화된 곳
동네 이름을 누르면 그 지역 실거래 시세가 지도에서 바로 열립니다. 입찰가를 가늠할 때 감정가보다 먼저 봐야 할 자료입니다.

먼저,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

지난 7월 28일 국제신문이 부산 상권 기사를 냈습니다. 예전에는 개인 투자자가 대출 이자를 못 버텨 상가 한두 호실을 넘겼는데, 요즘은 시행사가 지은 건물이 상가와 오피스텔을 달고 통째로 경매에 들어온다는 내용이었습니다. 기사에는 부산 몇 곳이 사례로 나왔습니다.

그래서 세어 봤습니다. 전국 법원경매 매각결과를 2026년 7월 14일부터 8월 7일까지 모으면 개찰이 27,704건입니다. 이 중 건물명이 붙는 집합건물(아파트, 오피스텔, 연립다세대, 상가, 업무시설)은 14,570건이고, 같은 시군구와 동, 같은 건물명으로 묶어 봤습니다.

한 건물에서 10건 이상이 열린 곳이 164개 건물. 여기서 나온 경매가 3,110건으로, 집합건물 경매 전체의 21.3%입니다. 다섯 중 하나가 한 건물에서 쏟아진 물건입니다.

그중 65개 건물은 사건번호가 하나였습니다. 소유자 여러 명이 우연히 같은 시기에 넘어간 게 아니라, 한 채무자의 물건이 통째로 올라왔다는 뜻입니다. 이 65곳에서 나온 경매만 1,476건입니다.

전국 분포 지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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